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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록] 라스트 젤리 샷 - 청예 / 줄거리, 스포 주의

ldh-not-pear 2024. 11. 17. 00:05
라스트 젤리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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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p.

소프트콘으로 장난을 친 덕에 포도 젤리를 들키지 않았어요. 사실 이것만 먹으면 되지롱.

12p.

"좋은 것만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세상에서 살고 싶어."

"끔찍한걸 제대로 직시하는 게 진짜 좋은 세상 아닐까."

"끔찍한 일 자체가 없었으면 좋겠는데."

16p.

윤리강령 1조, 인봇은 사람의 통제가 가능해야합니다.

2조, 인봇은 주입하지 않은 감정을 느껴선 안 됩니다.

3조, 스스로 자아를 생성해서도 안 됩니다.

그러나 갈라테아의 인봇 3구는 골고루 어겼지요. 이는 사회에 위협이 되며 우리의 윤리를 교란하는 괴물을 만든 일과 다름이 없습니다.

35p.

애매한게 아니라 가장 중용적인 존재야. 그러니 엑스야, 실망하지 말거라.

47p.

김치찌개는 생일날 받은 유일한 선물이었다.

하지만 그날에도 폴로는 엄마와 다투었고, 김치찌개를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서 이미 김치찌개가 못 먹을 정도로 변했다는 건 인지했음에도 건들지 못했다.

50p.

그 혹평의 껍질을 한 겹만 벗겨내면, 이것만큼은 뺏기지 않겠다는 인간의 간절함이 들끓었지만, 엑스는 몰랐다.

158p.

쓰레기 같은 짝퉁 인간아. 경제적 효용? 네 입을 찢을 수 없는 게 한이구나!

솔코시티는 우리 민족, 한국인의 땅이었다.

부유한 이방인이 쇠락하는 우리의 삶을 쥐고 협박하여 헐값에 훔쳐간 고향이야!

감히 네놈 따위가 모욕해?

236p.

사람 따위 어떻게 돼도 상관없다 믿었지만, 반드시 도움을 주고 싶은 존재였다. 모두를 등지는 일이 있어도 단 하나만 소중히 여긴다면 괜찮다고 생각했으며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은혜를 갚기 위해 기계 신들을 만들었다.

스스로가 직접 만든 가족으로 한때 가족이 돼줬던 이들에게 빛을 주고 싶었다.

가격을 매겨 팔아버리기 전에, 인생을 구원해 줬던 존재에게 삼 남매를 보내면 사회화 정도는 문제없이 완수할 것이며 그들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 믿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모든 일이 끝난 뒤 당당한 모습으로의 재회를 소망했다.

하지만 삼 남매는 차례대로 사람을 해쳤다. 다름 아닌 갈라테아에게 가장 소중했던 사람들을.

253p.

잘 살아야 해. 정말로 미안해. 그럼 안녕.


 

갈라테아가 만든 세 로봇 데우스, 엑스, 마키나는 사회화를 위해 파견되었지만,

그들은 인간의 사고를 이해하지 못하고 본인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근거에 의거해 일을 마무리짓는다.

하지만, 그 마무리는 사람의 시선에서 보기에는 끔찍하기 그지없다.

첫 번째로 파견된 건 엑스

엑스는 너무 인간같지도, 기계같지도 않도록 중도를 목표해 만든 로봇이며

폴로라는 작곡가의 가사 도우미로 파견된다.

폴로는 성공하지 못한 작곡가였으나 본인의 스타일을 포기하지 못한다.

엑스는 그런 폴로를 이해하지 못하며 폴로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탑백 노래들을 분석하여 짜깁기해낸 작품을 제시한다.

하지만 폴로는 이를 납득 하지 못하고,

납득하지 못하는 폴로를 이해하지 못한 엑스는, 효율성을 추구하기 위해 폴로의 귀와 손을 잘라버린다.

두 번째로는 데우스가 무당인 수보살에게 파견된다.

데우스는 그 누구보다 기계적인 존재이며, 본인이 그 무엇보다 지능적이며 효율적인 데이터를 도출해낸다고 믿는다.

수보살이 행하는 무속행위는 모두 거짓이라고 믿으며,

아픈 아들을 고치기 위해 찾아온 부부에게는 치병굿이 그저 장사일뿐 필요치 않다며 만류한다.

하지만 부부는 그에게 분노한다.

전말을 듣게된 수보살은 계약 파기를 통보하지만 데우스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는 신줏단지를 폭포에 던져버리고, 수는 그를 줍기 위해 애쓰다 물살에 휘말려 떠내려간다.

마지막으로는 가장 인간다운 기계인 마키나가 아노&네레카 부부의 집에 파견된다.

마키나의 임무는 자가면역질환자인 아키스를 간병하는 것이다.

너무나도 인간적인 마키나는 이들과 진짜 가족이 되고 싶었고,

기계와 인간의 간극을 느낀 마키나는 아노와 네레카의 피를 모조리 뽑고 혈관을 오일로 채워넣는다.

다만 차마 아키스에게는 이를 행하지 못하고 뇌를 찌른다.

갈라테아는 아키스에게 인공뇌를 이식한다.

어릴 때 사고로 부모님을 잃은 리가타(갈라테아)는

유일하게 온정을 베풀어준 옆집 부부를 돕기 위해 본인이 만든 로봇을 파견하였으나

파견한 세 로봇은 결국

옆집 부부를 헤쳤으며, 첫째인 폴로는 불구로 만들었으며, 그리고 아프던 막내 아키스는 기억을 소실시켰다.

결국 재판에서 진 갈라테아의 세 로봇은 폐기처분되며,

갈라테아에게도 사형이 내려진다.


오렌지와 빵칼을 읽는 내내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받았다.

뭐랄까, 독서토론을 하면서 주고받던 의견을 수립하여 정리해놓은 글 같달까.

그래서 나는 청예라는 저자의 글 중 라스트 젤리 샷을 선택하였다.

일단 비슷한 주제를 가진 게임인 디트로이트 비컴 휴먼이 생각났다.

안드로이드 기본적인 권리란 무엇인지

어디까지를 사람이라고 규정할 것인가

AI에게 감정이 있을 수 있는가

과연 과학은 가치중립적인가?

와 같은 골몰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내포하고 있었고, 그에 대한 작가의 의견이 잘 표출됐달까.

다음으로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에서 반가움을 느꼈다.

아마 내 또래라면 어릴적 그리스로마신화 만화책을 필수적으로 보고 컸을거다.

갈라테아, 아키스. 생각나는 거 없어요?

네레우스의 딸인 갈라테아(님프)와 그의 연인인 아키스.

물론, 이 책에서는 둘이 사랑에 빠진 건 아니지만

절절하게 사랑한다고 표현해도 될 만큼 아키스의 가족들을 아낀건 사실이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

브랜드 이름으로도 부쩍 익숙해진 데우스 엑스 마키나.

기계 장치 신이라는 뜻을 가지는 이 세 음절이 각기 세 체의 인봇의 이름인 것이

참 유쾌한 언어유희로 느껴졌다.

아, 그리고

Legataa > Galatea

갈라테아가 리가타인건 일종의 파자놀이가 아녔을까!라는 개인적인 추론!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 마지막 부분에, 아키스에게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이메일 주소가 첨부되어있다.

나는 당연히, 그에게 메일을 보내보았다.

이메일에서 발췌한 일부를 그대들에게도 공유하고싶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