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호랑이 아가씨 - 허태연
- 저자
- 허태연
- 출판
- 나무옆의자
- 출판일
- 202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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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p.
산신령이라니. 산왕산의....... 그러니까 뭐야, 얘가...... 전생에 호랑이였단 말이세요?
58p.
우리 엄마, 불쌍해요. 몸도 약하고 누구하고나 금방 싸워요. 나 아니면...... 챙겨줄 사람 없어요, 우리 엄마요.
72p.
어린애하고 힘없는 여자가 맞을 땐 안 도와주더니, 가정폭력범 죽였다고, 그 범인 잡으러 막 다니신다.
와...... 가정폭력범만 민중의 지팡이 도움을 받고 그래. 대한민국에선. 그쵸?
108p.
오늘 낮 산책로에서 그놈이 다섯 살배기 꼬마를 향해서 그러했듯, 놈의 목덜미를 콱 물고 흔들었다.
놈의 꽤 멋지고 견고한 근육을 갖고 있었는데, 물론 개의 기준에서만 그랬다.
숨이 곧 끊어졌다.
233p.
하지만 말이야, 네가 그 빌어먹을 아동유괴범을 내 눈앞에서 찢어발겼을 때, 고백하건데 커다란 쾌감을 느꼈다.
234p.
때로는 10년 때로는 5년 때로는 집행유예...... 그렇게 되는 거야. 그러면 가끔, 정말 이따금 이런 생각이 들어.
'와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서 그렇게 개처럼 뛰었나. 우리 동료들은.'
271p.
정말이지 어이가 없었다. 스토킹도 모자라 특수상해를 저지른 사람을 보석 허가로 풀어주다니.
진정 이것이 건강한 사회를 위한 법의 논리인가?
전생에 호랑이였던 태경,
계속되는 경찰 시험을 낙방하던 어느 날 갑자기 호랑이태가 나타난다.
무당을 찾아가니, 본인이 전생에 호랑이었으며 억울한 사람 100명의 이야기를 들어주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찰서 맞은편에 사주카페를 차린다.
법으로 충분치 않은 처벌을 받은 사람, 동물을 처단하고 억울함을 풀어주는 스토리이다.
그 과정에서 과거 악어였던 할저씨 경찰을 마주하는데,
그는 태경에게 회개할 것을 강요한다.
물론 이상 현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태경을 인간의 법에 따라 처벌할 수는 없지만
억울함을 품고 있던 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데 끌고 다님으로써 죗값을 치르라고 한다.
장기미제 사건이었던 어린아이 실종 사건을 해결하며 태경은 완전한 호랑이 태를 하게 되고,
이내 다시 인간으로 돌아온 그는 사주카페도 운영하고 미제 사건들도 해결하며 살아가게 된다.
간혹, 너무 거지 같은 사건인데 약한 처벌을 받았다는 내용을 접하게 되면 하는 생각이
'아, 누가 어떻게라도 벌을 줬으면 좋겠다'인 것 같은데
본 책은 그런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낸다.
어린아이를 물어뜯은 강아지를 물어뜯고
(물론 나는... 강아지도 잘못이 있지만 개 주인이 가장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이긴 함)
아동학대범을 저세상으로 보내는 건
오, 극단적인데? 싶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통쾌하기도 하다.
짧은 에피소드를 엮어내는 방식이고 가벼운 서술 방식을 취하고 있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들지는 않으나 킬링타임으로는 재격인 책이다.
심심하면 한 번 읽어보기를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