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록] 까멜리아 싸롱 - 고수리 / 클레이 하우스 / 스토리 포함 짧은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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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p
그러나 혼자서만 외롭고 동그랗게 째깍째깍. 다정하게 선을 그으며 곁을 주지 않는 원우의 마음 한가운데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무도 건드리지 못하도록 고이 간직한 상처가 있을 거라고 순자는 짐작했다. 그래서 늘 원우가 애틋했다.
37p
지원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순간, 설진아는 마음먹었다. 잘 생긴 아저씨였어. 이런 꿈이라면 깨지 말고 좀 더 머물러야겠따.
39p
“그리고 고양이 바리. 예쁘고 또 예쁩니다.”
62p
수수한데 얼굴은 수려해. 수려한데 똑똑해. 똑똑한데 어리숙해. 꾸밈없고 사회성 없고 사교성 없고 낯가리는 책벌레. 아, 후드티 하나 사주고 싶다. 후드를 뒤집어쓴 원우를 상상자라, 귀여웠다. 아, 것도 내 취향인데. 진아는 힐끔 원우를 훔쳐보았다. 어리숙한 모습이 문득 귀여워 보였다. 위험해. 귀여워 보이면
96p
삶은 나에게 미소 짓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게 미소 지었습니다.
103p
이 사랑은 아주 무겁습니다. 우리는 만나본 적이 있습니다. 나는요, 당신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온 힘을 다해서. 오늘 밤에도 당신에게 산타클로스가 되어주고픈 사람이, 세상에는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 사랑이 존재하는 한, 산타클로스는 있습니다.
108p
머리가 핑 돌 정도로 끈끈하고 뜨거운 단맛이 입안에 얼얼하게 퍼졌다. 침을 꿀꺽 삼키자 눈물이 쑥 들어갔다. 다디달았다.
135p
내가 완전히 떠날 때, 너는 빛을 밝혀줄까.
153p
돌잡이 때 새 무명실을 사다 줄걸. 튼튼하고 깨끗한 실로 사다 줄걸……. 엄마 내가 돈이 없었어. 그것조차 살 돈이 없었어.
175p
복희야, 일하다가 너무너무 공부가 하고 싶으면 선생님한테 달려오너라. 여자도 공부를 해야 한다.
186p
지호의 아버지는 완벽했다. 온화한 인상과 수려한 외모, 지적인 화법으로 일찍이 사회적 우위를 점령했다. 실상은 위선적이고 잔혹했지만, 매력적인 모습만을 세상에 내보였다. 밖에선 존경받는 법조인이 집에선 폭군으로 변한다고 세상의 누가 믿어줄까.
198p
흩어지지 않도록 사라지지 않도록 잘 그러모아 간직하고 싶었다. 이조차도 순애가 준 것이었으므로.
226p
나, 시간을 건너 당신을 찾아왔어요.
232p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지만, 부모가 되어보면 알게 되더랍니다. 내리사랑보다 치사랑이 훨씬 커요. 평생 살면서 받아볼 사랑은 정말 자식한테 다 받는 거 같아.
239p
복희에겐 죽은 나무에 지나지 않았던 피아노가 제 손끝으로부터 노래했다. 감격스러운 듯 음계를 따라 읽으며 재차 건반을 누르는 복희.
241p
순간, 가장 낮은 음계를 누른 듯 두웅. 이수의 깊숙한 마음으로부터 울려 퍼지는 명징한 소리. 이수는 깨달았따.
괜찮지 않아요. 나는 좀 더 살아보고 싶었어요.
296p
삶과 죽음,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선 여러분에게도 신이 질문을 건넵니다. 당신에게는 무엇이 있습니까. 당신에게는 무엇이 주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당신은 무엇으로 삽니까. 세 가지 질문에 자기만의 답을 구해보십시오.
고단한 삶을 살던 진아, 복희, 창수, 지호
눈을 떴다 뜨니 설국열차를 달리고 있었고,
곧 도착한 까멜리아 싸롱의 푸른바다가 보이는 동백꽃으로 가득찬 붉은 벽돌집에서 49일을 지내게 된다.
마담 여순자와 객실장 마두열, 매니저 유이수 그리고 사수 원우가 그들을 대접한다.
손님들은 각기 본인의 스토리를 서로에게 나누게 된다.
박복희
> 어릴 때 공부를 잘 했던 복희는 가장 사랑했던 두 사람을 잃고 청소 노동자로 살고있다. 그는 사랑한 사람을 잃은 본인이 행복하면 안 된다고 믿는다.
설진아
> 백화점 직원으로, 고아로 살아온 자신에게 행복이 사치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아해지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다.
안타깝게도 진아는 백화점 화재에서 사람을 살리던 순간에 죽은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그의 전생인 주홍도로서의 기억을 찾게되며 원우와의 인연을 다시금 꿰게된다.
구창수
> 고아로 살아오다 아내를 만나게 되었고, 그렇게 행복한 삶을 살아간다. 아내가 세상을 일찍 뜨긴 했지만 구둣방을 운영하며 아들을 번듯하게 키워냈고, 현재는 경비원으로 본인의 몫을 다 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아파트에서 갑질을 당하게 되는데, 청소년을 훈계하다가 본인이 집단폭행을 당하게 된다.
더욱이 이를 영상으로 찍고, 조롱하는 문자를 받게되며 본인의 존재의 긍지에 타격을 입고 옥상에서 떨어지고자 한다.
다만, 까멜리아에서 돌아온 후 옥상에서 돈을 뿌리고 갑질 사건을 폭로하고 살아고자 의지를 다시금 다진다.
안지호
> 사회적으로 완벽한 가면을 쓰고 있는 아버지에게 가정폭력을 당하고있다. 엄마는 어릴 적 그런 아빠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동반자살을 지도했으나 지호만 살아남았으며, 그 날로부터 가정폭력은 더욱 견고하고 심각해졌다.
SNS에서 진행한 중계방송에서 자살이 아닌ㄴ 가정 폭력 가해 증거들을 폭로한다.
이들은 까멜리아 싸롱에 머물며 본인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을 감싸안아주며, 서로가 서로의 힘이 되어주는 경험을 한다.
그리고 설진아를 제외한 그들에게는 다시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렇게 다시 이승으로 돌아온 지호와 창수 복희는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간다.
작가님이 인간극장 작가기 때문인지 서로를 보듬어주고 서로의 말과 행동에 모두가 치유받는 소설이다.
사실 살다보면 거지같은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외면 받아 괴로울 때도 있고,
때론 현실에 부딪혀 내 꿈을 포기해야할 때도 있다.
나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마주하기도 하고
이게 인간새끼가 맞나 싶은 금수만도 못한 사람 형체의 무언가를 볼 때도 있다.
하지만 그 무엇도 모두 내 탓이라 여기지 말 것이며
하물며 그 순간에도 누군가는 나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음을 말해주는게 얼마나 따스한지
책을 읽는 내내 국밥 한 그릇을 호로록하는 것과 같이 따뜻한 온기가 함께했다.
그리고 여담으로, 나는 세븐틴의 팬인데 사서인 원우가 이름도, 외형도, 성격도 너무나도 비슷해서
나도 모르게 그를 연상하며 읽게되기도 했음 큼큼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추천해주고싶은 책
-끗-